류현진

[류현진 개막전 현지 반응] 양키스와의 개막전 경기에 출전한 류현진에 대한 현지 반응은?

초이양 2021. 4. 2. 21:11

류현진은 블루제이스를 올바른 길로 이끌고 있다?

경기 전부터 뉴욕 현지 날씨 때문에 경기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었는데요. 다행히 경기 시작 시간( 1시)에는 비가 그치고 햇볕도 나서 경기를 치루는데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다만 관중들이나 선수들이 방한장비를 갖춰야할만큼 쌀쌀한 날씨였습는데요. 

 

조지 스프링어, 추운 날씨에 방한 복장을 하고 있다.

오늘 양키스 스테디움에는 총 수용인원 5만 4천석의 20%인 1만여명의 홈팬들이 모였습니다.  오랜만에 양키스 홈팬들의 응원소리를 경기장에서 들으니 메이저리그 개막이 실감났습니다.

 

개막전 양키스 스타디움 모습

개막 경기부터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일거라고는 예상 못했는데,  10회 연장까지 총 3시간 44분의 대장정을 펼치며 블루제이스가 3-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오늘 경기는 원정 경기 개막전, 1만 여명의 양키스 홈관중, 메이저리그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게릿콜과의 대결, 게다가 추운 날씨까지 모든 것이 블루제이스에게 불리한 상황에서 거둔 승리라 더욱 값진 것 같습니다.

 

1. 경기 내용 요약

먼저 경기 내용을 정리해보면,

1회부터 류현진과 게릿콜의 기싸움이 팽팽했습니다. 1회 초 게릿콜이 세미엔과 비지오를 가볍게 범타 처리하고 보비셋도 땅볼 아웃시키며  공 12개로 마무리 지었고, 1회말  류현진도 르메이유 땅볼, 에런 저지와 힉스는 삼진으로 잡으며 투구수 15개로 이닝을 끝냈습니다. 1회부터 초반 기선제압에서 밀리지 않을려는 듯 두 투수 모두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주었습니다.

 

2회에는 둘 다 투구수가 많아지며 다소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2회 초 게릿콜은 에르난데스의 수비수 다리 사이로 빠지는 행운의 안타를 시작으로 게레로 주니어와 구리엘 주니어로 이어지는 연속 3안타를 맞으며 1실점, 블루제이스가 1대 0으로 앞서갔습니다.

2회 말 류현진은 스탠튼을 뜬공으로 잡았으나, 토레스에게 안타를 허용했고, 이어 포수 게리 산체스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2-1로 역전당했습니다. 이 장면에서 류현진은 본인이 실투를 던졌다는 것을 직감했는지 던지고 바로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장면추가)

 

류현진과 게릿콜은 2회까지 투구수도 39개와 38개로 비슷했고, 이후 3-4회는 둘 다 무난하게 이닝을 풀어갔습니다.

 

5회초, 게릿콜은 가볍게 이닝을 마무리지었으나, 류현진은 5회말 이전 타석에서 홈런을 친 산체스에게 볼넷, 프레이저에게 안타를 맞으며 1,2루 위기를 맞았습니다. 이후 1번타자 르메이유가 친 안타성 타구를 마커스 세미엔이 무릎을 꿇으며 받아내는 호수비를 보여줘 실점하지 않고 이닝을 무사히 마무리지을 수 있었습니다. 아마 이 타구가 안타가 되었다면 류현진은 위기에 처했을 것입니다. 이 장면으로 왜 블루제이스가 1,800만 달러 연봉에 마커스 세미엔을 영입했는지를 스스로 잘 증명했습니다.   

 

6회에는 게릿콜이 위기에 처했습니다. 전 타석에서 안타를 맞으며 1실점의 시발점이 되었던 에르난데스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2-2 동점을 허용했습니다. 다음 타자 게레로 주니어를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게릿콜은 마운드에서 내려갔습니다.

6회 말 류현진도 첫번째 타자 애런 저지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다음 타자 힉스를 땅볼로 아웃시키며, 게릿콜과 같은 1아웃 상황에서 마운드에서 내려왔습니다.  

 

이후, 양팀 모두 불펜 대결이 이어졌는데요. 블루제이스는 7회와 9회에 위기를 맞았습니다. 7회말 만루 위기에서 애런 저지의 타구를 비지오가 더블 아웃으로 연결지으며 팀을 구했고, 9회말에는 1사 3루 주자 상황에서 르메이유의 타구를 비지오가 잘 잡아 홈송구를 했는데, 공이 정확하게 대니젠슨에게  전달되어 아웃카운트를 잡았고 다시 한번 팀을 구했습니다.

여러 번의 위기를 잘 넘기며 맞이한 연장 10회 초, 시작하자 마자 데이비스의 빠른 발과 그리척의 2루타로 1점을 뽑아내며3-2로 역전시켰습니다. 이전 타석에서 보여준 그리척의 모습은 매우 실망스러워서 스프링어의 빈 자리가 아쉬웠었는데, 이 2루타 한방으로 그리척의 존재감을 여실히 확인시켜주었습니다.

 10회말 마무리로 올라온 메리워더가 99마일 강속구로 애런 저지를 삼진시키며 승리를 지켰습니다.

오늘 경기는 위기 때마다 보여준 내야수들의 호수비가 블루제이스를 구했고, 반면 양키스는 찬스 때마다 애런 저지가 찬물을 끼얹으며 팀의 승리 기회를 빼았았습니다.

 

2. 선발 비교

오늘 류현진과 게릿콜의 투구 내용은 많은 부분이 비슷했습니다. 둘다 5.1이닝을 던졌고,  투구 수도90개를 넘겼고, 2실점, 홈런 1개를 허용한 것까지 비슷했습니다. 다만 게릿콜이 삼진 8개로 더 많았고, 97마일의 직구로 구속도 더 나왔으나, 볼넷 수는 더 많았습니다.

 

류현진은 양키스의 중심 타선과의 대결에서는 공격적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았지만, 하위타선 공략에 다소 곤란을 겪으며 투구 수가 늘어났고 안타와 실점을 했습니다. 반면, 게릿콜은 블루제이스의 상위 타선은 쉽게 잡아냈고, 중심타선에서 안타와 홈런을 맞았습니다.

오늘 게릿콜은 자신이 원하는데로 경기가 풀리지 않는 듯, 화를 내는 모습을 자주 보였고, 반면 류현진은 홈런을 맞은 장면에서도 별 동요하지 않는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며 매우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3. 현지 언론 반응

오늘 경기에 대한 현지 반응은 류현진보다는 타선에 맞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 류현진에 대한 내용들만을 골라서 정리해보면,

블루제이스는 2015-16 시즌 전성기 때 개막전에서 승리했고, 2017-2019시즌까지는 3연속 개막전에서 패배했으나, 류현진이 선발로 나선 2020-21 시즌에는 개막전에서 승리했다며,  류현진이 에이스답게 초반에 잘 버텨주었기 때문에 가능했으며 ‘류현진이 블루제이스를 올바른 길로 잘 이끌고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블루제이스팬 커뮤니티에서의 팬들의 반응을 보면,

5.1이닝을 끝으로 마운드에서 내려간 류현진은 피곤해 보였지만, 산체스에게 홈런을 맞은 실투를 제외하고는 오늘 투구는 매우 날카로웠고, 견고했으며, 게릿 콜 상대로 페이스를 잘 조절하며 아주 잘 싸웠다, 너무나 훌륭했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연습경기 리뷰에서 여러 번 말씀드린 내용처럼, 오늘 경기도 류현진의 화려한 원맨쇼는 없었지만, 양키스 상대로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면서 초반에 잘 버텨주었기 때문에 이후 불펜과 타선이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개막전 승리로 현지 분위기는 아주 좋습니다. 류현진뿐만 아니라, 올 시즌 수비 위치를 바꾼 내야수들, 특히 3루수 비지오, 2루수 세미엔이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불안했던 수비가 많이 보강되었기 때문입니다.